답답하실 거예요.
인터넷 검색해 보면 사무실은 엄청 많이 나오는데 전화해 보면 실제 그 동네에 있는
사무소가 아니고 타 지역에 있는 사무소라면서 이메일이나 카톡으로 보내라고
하기도 하고,
가격도 어떤 데는 싸기는 한데 믿고 맡겨도 되는 건지 알 수 없고 말이에요.
게다가 살아생전 녹취록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고 지내오다 살다 살다 생전 처음으로
만들어야 되는 분들이 대부분이세요.
그런 분들 참고만 하시라고 최대한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수도권에 사시는 게 아니라면 그 지역 내의 같은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무소에 맡기세요.
딴에는 표준어에 가깝게 이야기한다고 자부하시거나 사투리가 별로 심하지 않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막상 녹취록을 완성해서 글로 읽어보고서야 생각보다 사투리가 심하고 두서없이
이야기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속기사도 자기가 익숙한 사투리가 아닌 경우에는 그 말을 그대로 옮겨 적지
못 하거나(과장 약간 보태면 러시아 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들리는 대로
러시아 말을 따라 적어보라고 하면 쉽지 않은 것과 비슷합니다),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어떤 식으로 기록해야 원래 녹음에 나오는 말의 뜻을 전달할 수 있을지
몰라서 난감한 경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세대 차이가 많이 나는 젊은 분들이나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구사하는
단어나 표현 자체를 처음 들어봐서 대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다음에 설명할 교정작업을 통해서 수정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타 지역보다는 같은 지역 내에 있어서 직접 찾아가서 대면하고 수정할 수 있는 사무소를
선택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2. 녹취록을 완성하기 전에 틀린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할 때 반드시 음성파일을 들으면서 확인하세요.
저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고전적인 방식으로 의뢰인이 의뢰하시면 하루나 이틀에 걸쳐
먼저 혼자서 작업을 끝낸 다음에, 의뢰인이 사무실에 오시면 녹음파일을 함께 들으면서
한 줄 한 줄씩 재확인하는 교정과정을 거쳐서 더 이상 수정할 게 없어질 때까지 보통
2시간 정도 수정을 한 다음에 완성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렇게 하는 경우보다는 의뢰인에게 확인하고 틀린 부분 수정해 달라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교정을 의뢰인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그렇게 해도 어차피 태어나서 처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전에는 어떤 식으로 교정
했는지 알 길이 없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는 것으로 의뢰인은 생각하고 글로만
읽어보고서 교정을 끝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직접 들으면서 교정해 보면 얼마나 많은 내용들이 실제 녹음내용과 다르게 기록
될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교정을 하실 때 만약 속기사가 함께 들으면서 교정을 해주지 않는다면, 절대 글로만 읽지
마시고 반드시 음성파일을 들으면서 수정하세요.
저도 원칙적으로는 사무실에서 함께 들으면서 교정을 하지만, 섬 지역에 사시는
분들처럼 한번 교정하기 위해서 배 타고 나와서 다시 몇 시간씩 운전해야 하는
경우처럼 멀리 사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이메일 교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그분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절대 속기사가 기록한 내용을 믿지 말라는 것과,
꼭 음성파일을 들으면서 틀린 부분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왜 그래야 되는지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가 안 될 것이므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똑같은
녹음파일을 먼저 다른 사무소에서 완성했다가 다시 저에게 의뢰했던 녹취록 결과물을
비교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다른 사무소에서 완성된 녹취록과 같은 부분을 비교하기 위해서 제가 작업했던 녹취록에서
같은 구간을 오려내서 붙여넣기 했고요, 대화자 이름과 타 녹취사무소의 상호 등은 전부
가렸습니다.
교정을 속기사와 함께 하는 제 녹취록과 의뢰인 혼자 교정했을 때 결과물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일일이 틀리거나 다른 부분을 설명하다 보면 안 그래도
못 쓰는 글 더 길어지기만 하니까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다른 녹취사무소에서 완성한 녹취록 샘플입니다.
샘플 1-1 (타 녹취사무소)
그리고 아래는 똑같은 녹음파일로 다시 작업한 제 녹취록 샘플입니다.
샘플 1-2 (제 녹취록)
중간에 '훗' 부분은 가볍게 웃는 부분이라서 원래는 (웃음)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의뢰인과 실랑이
끝에 의뢰인 의견을 반영해 드린 부분입니다.
비교해 보시고요, 아래는 또 다른 녹취록 샘플입니다.
먼저 다른 녹취사무소에서 완성한 녹취록 샘플입니다.
샘플2-1 (타 녹취사무소)
그리고 아래는 같은 녹음파일로 의뢰해서 다시 작업한 제 녹취록 샘플입니다.
샘플 2-2 (제 녹취록)
왜 이렇게 다르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아직 이해가 안 가신다면 제 다른 글 링크 클릭
3. 결론
가장 좋은 건 속기사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작업을 맡긴 다음에, 속기사와 함께
녹음파일을 들으면서 교정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말이란 건 그 말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을 경우 이해가 안 되거나 오해하게
되는 부분들이 반드시 있기 때문에 말뜻에 대해 묻고, 때로는 맞네 틀리네 티격태격
하면서 완성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다만 주변에 그런 곳이 없다면, 전문가니까 어련히 들리는 대로 잘 썼을 거라고 절대
믿지 마시고,
제 글을 참고 삼아 어디에 맡기게 되든 의뢰인 스스로 최종 확인을 철저히 하세요.
같은 글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전달될 수 있으니까 단순히
내용만 확인하시면 안 되고,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와 같은 문장부호의 용법까지 고려하여 적절히 배치되었는지
확인하셔서,
길 가는 제3자에게 아무 사전설명 없이 읽어보라고 했을 때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한 번에 될 수 있을지를 고려하시면서 확인하시고, 이견 있으면 속기사와 의견교환을
충분히 해서 완벽하다고 느껴질 때까지 고치세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최선은 속기사와 함께 교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요,
만약 여러분이 찾아간 속기사무소에서 그렇게 함께 들으면서 교정해 주지 않는다면
그게 정상적인 교정방법은 아니니까 위에서 설명한 대로 세심하게 확인하세요.
참고로 제 사무실에서 함께 교정할 경우 녹음파일 30분짜리 기준으로 그 교정시간이
최소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속기사가 최선을 다해도 그 정도 고칠 부분들이 있으니까 휘리릭 넘겨보지 마시라는
뜻입니다.
안 그럼 위 예시와 같은 교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녹취록을 받아볼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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